경자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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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쥐띠의 의미
쥐들이 사는 마을에 쥐들을 이끌어갈 대표자를 뽑는 날이 돌아왔습니다 회색 털을 입은 쥐가 맨먼저 단상에 올아와서 위스키가 담긴 잔을 단숨에 비우고 빈잔으로 식탁을 내리치며 “난 말야, 쥐덫을 보면 거기서 댄스를 춘다구. 그리고 나서 미끼로 쓰인 치즈를 물고 유유히 사라지는게 나야.” 하며 용맹을 과시했습니다 검은 외투를 입은 두번째 쥐가 단상에 올라왔습니다 이번에는 위스키보다 더 독한 럼주를 두잔이나 연거푸 비훈 후 유리병을 머리로 깨 부수며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난 말야, 쥐약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지. 보이는 대로 모아 가루로 만들어 모닝 커피에 넣어 마셔야 개운하거든.” 이렇게 말하면 첫번째 쥐를 가소롭다 여겼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얀 옷을 입은 쥐가 지루하다는 듯이 하품을 하며 단상에 올라왔습니다..
2020.01.24 -
2020설 연하장 png 2020.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