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의 설빔과 아버지

2014. 1. 25. 19:56 ━━━━━•카메라속/지나온세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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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옛날의 설빔과 아버지 ◆

 

    지금처럼 먹거리가 풍부하고 잘 살게된 이전에도 설을 몇일 앞두고나면 그동안 한푼두푼 모아두었던 쌈지돈까지 털어서 5일마다 서는 장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나왔습니다. 살림살이가 넉넉치 못했던 시대이고 먹거리가 풍부하지 못하지만 설이 돌아오면 제수에 쓸 이것저것들을 사야했고 가족들에게 뭔가 한가지씩은 설빔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추석이나 설이 되어야 새옷을 얻어입을수 있었고 어린시절 최고의 설빔인 운동화 한컬래도 이때가 아니면 쉽지 않았었죠

 

    이렇게 큰 설빔이야 말할것도 없고 하다못해 양말 한컬래도 사오시면 설날까지 신어보지도 못하고 만져보고 또 만져보면서 얼마나 좋아했던지요 그때는 힘들고 어려운 삶을 이끌어 가시는면서도 그렇게 설빔을 준비해주시는 우리들의 아버지는 참 대단한 존재였습니다. 참으로 엄하고 무섭기까지 했었 는데 그 존재가 저만큼 비켜 서있는 현실이 참 안타가운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야 먹거리와 경제가 풍요로워 설빔의 의미는 어느사이 자취를 감추어져 버렸고 대신해서 인간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선물이 오가는 풍속도가 되어있습 니다

    설이 되면 많은 분들이 고향을 찾아옵니다. 아들들은 뒷전이고 딸이나 며누리들 대부분은 봉투에 용돈을 담아 꼭 어머니에게 드립니다. 그때 아버지의 표정을 보셨는지요. 미소를 띠면서 나는 괜찮다 하시는 표정이지만 그 속에는 씁쓸한 표정이 서려 있습니다. 늘 그래왔으니까요

    이번 설에는 아버지의 존재를 살려주시면 어떨까요? 봉투를 따로 만들어 드려보세요. 옛날 어렵고 힘든 살림에서 우리들에게 설빔을 만들어 주어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셨듯이 이젠 우리들의 아버지에게 큰 기쁨을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들 가족 모두에게 최고의 설빔이 되기를 바랍니다
gilo20-지로 이명연